안나푸르나 ABC(2)

2008. 2. 27. 08:04 from 山 이야기

2/18 월 - 산행 넷째날


새벽녘까지 잠을 제대로못잤다.

몸이 너무 피곤해서 그런가? 아니면 너무 추워서?

아마도안나푸르나를 못볼것같은 불안감에서 였을 것이다.

전날 저녁부터 당일 새벽까지 앞이 깜깜할 정도로 시야가 엉망이었으니, 갑갑한 마음이야 당연지사,

안나에 든 이후로 가장 추운밤을 보냈다.

방에 걸어둔 수건도, 땀에절은 모자도,꽁꽁 얼어버렸다.

침낭커버까지 준비를 했건만포근한 잠자리를 보장받진 못했다.

새벽 5시경 홍식이가 깨우는 소리에 선잠을 깬다. 몸속에 살얼음이 언 마냥, 꼼짝하기가 싫다.

억지로 옷을입고 문을여니, 밤하늘에 별이 초롱초롱하다. 화들짝 놀라 채비하기에 분주해졌다.

꼭 필요한 짐들만 배낭에 우겨넣고 ABC로 향한다.

식이는 얼마나 급했던지 스틱도없이 나온 사실을 한참후에 발견한다.

올라가다보니 우리가 묵은 롯지는 MBC에서도 제일 아랫쪽에 위치한 롯지였다. 하긴, 그위에

더 좋은곳이 있었더라도어제 같은 상황이었으면 똑같은 선택을 했으리라.


어스름한 새벽 설산을 오르는데 눈이 제법 깊다.

다져진 눈을 밟으며 한걸음 한걸음 옮겨 나가는데, 역시나 힘이든다.


1시간 남짓 진행을 하니 먼 발치서 ABC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ABC는 쉽사리 자신을 허락치 않는다.


안나푸르나 머리위로 동이트고..

그간의 노고가 여기서 상쇄됨에 감격스럽다.






빤히 눈에보여 금방이라도 닿을듯 했던 ABC는 걸어도 걸어도 도달치 않을것 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가는길이 더욱 멀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ABC(4130m) - 07:38

ABC롯지에 드디어 도착!

눈위에 스틱을 밀어넣으니 스틱하나를 꿀떡 삼켜버린다.

우리나라의 눈과는 다르게 입자가 상당히 굵다.

뭉쳐서 눈싸움하면 부상자가 꽤 나오지 싶다.^^

지금까지의 힘들었던 과정이 여기서 보상을 받는듯 하다.




눈앞에 펼쳐진 안나푸르나의 웅장함!

수줍은듯 고개를 내밀다 이내 숨어버리는 "마차푸차레"

식이와 나는 연신 감탄사를 내지르며 사진 담기에 몰입했다.








사진 으로만 접하던 어마어마한 장관을 이렇게 눈앞에서 볼 수 있게되다니, 꿈만같다.

롯지에 있던 외국인도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다.

어떤종류의 언어를 쓰던, 이순간 만큼은 하나된 감탄사만 연발할뿐...


눈밭의 ABC롯지

멋진 "김산"로고와 함께



마차푸차레

6993m의 신성의 산이다. 일명 fish tail이라고도 한다.

네팔정부에서 이 산 만큼은 입산을 통제하고있다. 신성시 여기는 산이니 당연히 외부인의

출입을 규제하는 것이겠지만, 일설에 의하면 다녀온 사람도 있다고 한다.

물론, 공식적으로 갔다왔노라발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참을 뒹굴었더니 몸이 꽁꽁, 롯지에 들어가 따뜻한 레몬티 한잔으로 몸을 녹인다.

몇몇 외국인들은 하산 준비를 하고, 우리도 잠시 휴식후 MBC에들러 짐도 찿고 아침도 해결해야 한다.





08:40분,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하산길에 오른다. 스키 ~ 타듯이..




아쉬움에 돌아보고,또 돌아보고..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길 기원해 본다.




하산길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안나푸르나 싸우스,히운출리, 마차푸차례, 텐트피크, 그외 이름모를고봉들이 즐비한

이곳에서 벅찬 감정을추스리는건역시 무리겠지?

.

09:20분 약 40여분간 내려오니 우리가 묵었던 롯지에 도착, 여유있게 조식을 하고 오늘의 일정을 진행한다.

MBC의 롯지는 전반적으로 시설이 열악하고, 주인장도 맘에 들지 않았다.

말 많고, 불친절하고,.. 그렇지만 달밧 맛은 꽤 좋았다. "달밧"맛을 즐기는걸 보니,

나도 꽤 적응력이 좋은 모양이다.

10:58분 식사도 끝났고, 뒤이어 올라올 혜초팀을 기다리는데 3~4명의 포터만 보일뿐

다른사람은 볼 수 없었다. 아마도 길이 엇갈린 모양이다.

더이상 시간을 지체 할 수 없어 하산.
11:56분 데우랄리에 도착한다. 오는동안 혹시나 혜초팀을 만나려나 했었는데, 역시나

길이 엇갈린게 분명하다. 오르는 길이 상당히 미끄러운데 걱정이 된다

-- 3부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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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akgg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