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5(목)
지리산 소종주(성삼재~중산리)
작년 10월에 정통종주인 "화대종주"를 한 이후로 두번째 도전이다.
대원사 구간을 포함해야할지 출발전까지 고민을 했다.
일단 화엄사에 내려 성삼재행 버스를 기다려보고 좌석이 가능하면 그냥 성삼재로 들머리를 잡기로 했다.
기다리던 성삼재행 버스는 텅텅 비어 있었고, 작심한대로 버스에 올랐다.
구비구비 지리산 고개를 넘는 버스에서 경치구경도 하며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뭐가 이리도 좋을까?"
30분여 갔을까? 성삼재휴게소에 버스는 멈추고 산경을 감상했다.
작년 10월7일에 김산을따라 이곳 성삼재에서 피아골로 우중 산행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성삼재 휴게소
11:10분 산행시작
볕은 따갑고 바람은 시원하다. 화엄사구간을 이렇게 뛰어넘으니 조금 낮간지럽기도 하지만, 시간을 벌게되어
발걸음도 가볍다. 그러나 스스로도 이건 종주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여러 산객들을 뒤로하고 바지런히 노고단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11:39분 노고단 대피소
힘이 남으니 여기서 쉴 이유가 없다.
첫 종주때는 여기서 1박을 했다. 어쩔 수 없이...
그래도 멋진 낙조를 감상 할수있어 아주 좋았던 기억이 든다.
오늘의 목적지는 연하천 산장이다.
노고단 정상
11:57분
노고단 고개에올라 곧장 종주로로 들어서려 했는데 화엄사구간을 빼먹은 값은 해야겠다 싶었다.
지리산을 몇차례 왔었지만 이곳 노고단 정상을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변 경관도 좋고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고정상에서..
지나가는 산객에게 사진한장 부탁드렸다.
30대 정도로 보이는 사내 였는데, 어디서부터 올랐냐고 묻길래 "성삼재"라고 대답했더니
"그건 등산이 아니죠?"라며 핀잔어린 말을 내뱉는다.
순간적으로 "요놈봐라"하는 욱~ 하는 마음이 생겼지만 그것도 잠시, "그런가요?"하고는 피식 웃어주었다.
그청년에게도 나에게도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등산은 그럼 뭔가요?"
12:52분 - 임걸령
지리산 샘 중에 가장 물맛이 좋은 곳이다.
시원한 물 한바가지를 벌컥벌컥 거침없이 들이키고나니 속이 뚫리는 느낌이다.
식수보충도 하고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13:18분 - 반야 3거리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오르면 반야봉이다.
이곳역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지난 종주때 지나쳤던 곳이다.
중봉에 올라 전라도 형님들과 멀찌감치서 조망했던 그곳...
이번에 시간도 많으니 반야봉에 오르기로 한다.
13:46분- 반야봉(1732m)
반야봉
반야3거리 표지판에는 1시간이라고 안내되어있지만 실제로는 30분이 채 안걸렸다.
왕복시간을 적어 놓은건가? 어쨌든 시간은 몇분 되지 않지만 치고오르는 내용이
그리 만만치 만은 않았다. 한마디로 빡쎄다는말이다.
어느 산악회 인지는 몰라도 꽤 여러분이 올라 오셨는데 사진부탁도 드릴겸 잠시 쉬어간다.
반야봉에서하산하는 중에 허기가 느껴져간단히 빵으로 끼니를 때웠다.
산행중에 이런 빵종류는 보관도 쉽고 부피나 무게가 상대적으로작아서 아주 권장 할만 한것같다.
반야 3거리 이정표에서 약 6분정도 진행을 하니, 그 유명한 삼도봉이 나온다.
반야봉에서..
삼도봉을 거쳐 화개재,토끼봉,명선봉을 지나면 오늘의 목적지인 연하천이 나온다.
토끼봉을 오를때엔 꽤 힘이 들었다. 바람도 없고..
16:34분 - 연하천(1460m)
반야봉(1732m)-삼도봉(1499m)-토끼봉(1634m)-명선봉(1586m)..그리고 연하천
성삼재를 출발하여 5시간24분이 소요 되었다.
재미있었고 또 적당히 걸은것 같다.
명선봉을 지날무렵 휴식중인 산객을 만났는데 물이 없다고 하소연을 한다.
근처에 "총각샘"이 있을텐데 그게 등로상에 있는것이 아닐뿐더러 나자신도 본적이 없기때문에
알려 줄 수도 없고, 내 물을 나눠주자니 딱 두모금 분량뿐... 참 난감하다.
이곳 지리산에서 물이 없다는건 안된 이야기지만 전적으로 개인의 불찰이 아닐까 한다.
2시간마다 샘 과 대피소가 있는데...
연하천은 현장결재(8000원)이기때문에 예약시 다른 절차가 필요 없는데, 내일 숙박지인 세석산장은 인터넷 결재만 가능하다.
어찌된 일인지 집에서 아무리 결재를 하려해도 에러가 생겨 예약도 하지 못했다.
사실 내일 일정은 장터목까지 가야하는데 산장예약이 불가능해서 할 수없이 수용인원이 많은 세석으로 잡은것.
어찌 되겠지?
이곳 연하천은 작년에 봤을때랑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더 깨끗해지고 조리실도 잘 만들어져 있다.
저녁을 해먹을때 산객중 한분의 가스버너에 불이붙어 아주 큰 소리를 내며 폭발을 했다.
가스통이 터지는것도 처음인지라 불안하기도 했지만 얼마나 큰 폭발이 일어날지 궁금하기도 했다.
하던 식사를 모두들 중단하고 몸 숨길곳을 찾아 대피를 했는데, 엄청난 폭음을내며
가스통이 폭발했고, 뒤이어 산장을 찾은 산객은 이곳에서 아주 큰 사고가 난줄 알았단다.
어쨌든 검증받은 기구를 정확한 조작법을 숙지한후 사용하는것이 중요한것 같다.
재미는 있었다. ㅎㅎㅎ
*
5월16일(금)
조금 늦잠을 잤다.
뭐 시간이 좀먹나?
얼굴에 대충 물기만 찍어바르고
자일리톨 한알을 입에 넣었다. 세수도 하고 양치질도 하는게 일상이라면
이곳 산에서는 그러지 않는게 일상이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궂이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만..
네팔에서도 5일을 그렇게 다녔는데 이게 적성에 맞는건지 전혀 불편함도 꺼림직함도 느끼지 못했다.
평생에 몇일 안씻는다고 탈날 일도 없고, 더구나 이런 자연에서라면 땀 말고는 씻을것도 없다.
비누거품 넘쳐나도록 부벼대는 사람들을 보면 진짜 따귀라도 올리고 싶다.
남기는건 발자욱, 가져가는건 사진
기본 아닌가?
07:27분 - 벽소령(1340m)
6시20분 연하천을 출발하여 1시간7분이 소요 되었다.
가져간 햇반과 라면을 끓여야 하는데 이놈의 버너가 말썽이다.
스타터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점화가 불가능하게 된것, 담배를 피우지않다보니 라이터도 없고..
밥 할때마다 라이터 빌리느라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만일을 위해서라도하나쯤은 챙겨야 겠다.
연하천에서 이곳까지는 별 어려움이 없는 평탄한 길이지만 전날 산장에서 잠을 제대로 못잔 탓인지
조금 피곤한 느낌이다.
새벽늦도록 한담을 나누시던 분들 반성 하세욧!
코골고 방귀뀌는건생리현상이라이해하지만, 술기운에 했던말 또하고,또하고...새벽이 되도록..
정말 미치는줄 알았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식수도 보충하고 출발!(08:25)
09:07분 - 선비샘
선비샘 까지도 완만하여 걸음이 편하다.
칠선봉쯤 되었을까?
가파른 너덜길에 체력 소모가 많았다.
탁트인 조망에 피곤이 달아난다.
힘들고 지치다가도 한줄기 시원한 바람과 이런 조망을 만나게되면 어느새 내몸이 충전됨을 느낀다.
오를땐 욕나오고, 올라서면 노래가 나오는 그런 재미에 어느새 중독이 되었다.
10:39 ~11:00 - 세석산장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고민에 빠진다.
오늘의 목적지가 여기까진데, 이시간에 무얼 한단 말인가?
그냥 진행?
어차피 예약을 한것도 아니니 긴시간 고민할 필요도 없다.
그냥 GO!GO!
12:30분 - 장터목(휴식,중식)
장터목에 도착을 하니 하늘이 심상치 않다.
분명 장터목은 자리가 없을 것이고, 그렇게되면 비박이라도 해야 하는데, 비가 온다면?
물보충하고 빵에 쨈을 듬뿍발라 우겨 넣는데 문득 천왕봉을 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지금 당장..
천왕봉 가는길
13:00 천왕봉으로 출발!
13:45분 - 천왕봉(1915m)
환한 대낮에 천왕봉을 오르기는 처음이다.
그래서 오르는길이 아주 생소했다. 렌턴에 의지해 오르다보니 주변이 어떠했는지 전혀 알수가 없을밖에
제석봉 고사목 지대와 통천문.. 가파른 비탈에 다소 힘은 들지만 이런 조망들을
볼 수 있다는것도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중봉쪽으로 다음 진행을 해야 하는데 왠지 땡기지 않는다.
이후로 여장을 풀 수 있는곳은 치밭목 대피소가 유일한데, 약 2시간여 힘을 쏙 빼야하고
치밭목에서 유평 탐방소까지는 약4시간 30분...
어쩔까?
천왕봉 바람을 맞으며 잠깐 고민을 하다가
과감하게 일정을 줄이기로 했다.
경남이 韓國으로 바뀐, 사연있는 정상석
산에선 무모함이나 만용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던 내가 요렇게 변하는걸 보니 이제 철이좀 드는건가?
이런저런 구실로 자위하며 중산리로 날머리를 잡는다.
2007년1월 홍식,행수들과 함께 올랐던 장면이 떠오른다. 눈밭을 열심히 올랐던
그길을 느긋하게 내려가고있는것이다.
세상은 그대론대 나만 변하는가? 묘한 기분이다.
언젠가는 이순간 조차도 아련한 추억으로 떠오르겠지?
그래서 지금이 소중한 것일꺼야!
산행궤적
14:46 - 로터리산장/16:10 - 산행종료
*
비용(교통비,산장)
김해~사상터미널 : 택시(20,000)^^:
사상~화엄사 : 버스(13,700)
화엄사~성삼재:버스+입장료(3,200+1,600)
연하천 산장 : 8,000(매트,이불 대여료 제외)
중산리~진주 : 버스(4,700)
진주~김해 : 버스(5,900) - 막차 19:00
진주 터미널에 도착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홍식이가 데릴러 왔다.
일이있어 진주에 왔다가 하산시간과 맞아 떨어진 것이다.
덕분에 귀가길이 아주 편했다.
친구! 고마워~^^
'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금정산(호포~화명그린) - 2008.7.4 (0) | 2008.10.14 |
|---|---|
| 지리산(백무동~거림) - 작성중 (1) | 2008.10.14 |
| 비슬산-080427 (0) | 2008.05.08 |
| 안나푸르나ABC(3) (4) | 2008.02.27 |
| 안나푸르나 ABC(2) (3) | 2008.02.27 |
